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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단독] 배트 폭행 SSG 퇴단 이원준, 일본 간다…독립리그 계약

배트 체벌 행위로 SSG 랜더스에서 퇴단한 오른손 투수 이원준(26)이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본지 취재 결과, 이원준은 최근 일본 독립리그 중 하나인 시코쿠 아일랜드리그 플러스 소속 고치 파이팅 독스 입단을 확정했다. 일본 4개 본섬 중 하나인 시코쿠 지역 연고로 운영되는 시코쿠 아일랜드리그 플러스에는 고치 파이팅 독스를 비롯해 카가와 올리브 가이너스, 에히메 만다린 파이리츠, 도쿠시마 인디고 삭스 등 4개 팀이 소속돼 있다. 지난해 열린 일본 프로야구(NPB) 신인 드래프트에선 9명의 선수가 지명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고치 파이팅 독스는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이한 일본 독립리그 강팀 중 하나다.이원준은 지난해 7월 SSG에서 짐을 쌌다. 후배들을 배트로 체벌한 것이 수면 위로 떠오른 뒤 구단 자체 징계 위원회를 통해 퇴단이 결정됐다. 당시 SSG는 '프로야구 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판단, 구단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제재인 퇴단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뒤이어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에선 KBO 규약 제151조 에 근거해 72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원준은 은퇴를 고려했지만, 주변의 도움을 받아 일본 독립리그 도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탑고를 졸업한 이원준은 2017년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한 유망주다. 1군 통산 성적은 22경기 3패 평균자책점 11.72. 병역(상무야구단)을 일찌감치 해결, 팀 안팎의 기대가 컸으나 폭행 사건에 발목이 잡혔다. 그의 일본 독립리그 진출을 도운 브리온 컴퍼니 측은 "1월에 현지 1차 트라이아웃, 2월 13일에 2차 트라이아웃을 거쳤다. 지난 1월 훈련에서 140㎞/h 중후반대 빠른 공을 던졌다"며 "지난해 일어난 일에 대해 선수가 반성을 많이 했다. 여전히 죄송한 마음"이라고 조심스러워했다.한편 대전고-단국대 출신 오른손 투수 이대겸도 고치 파이팅 독스 유니폼을 입는다. 이대겸은 단국대를 자퇴한 뒤 독립리그 파주 챌린저스에서 선수로 뛴 이력이 있다. 이원준과 함께 특별 트라이아웃에 지원해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2.14 18:31
메이저리그

부천중 개구쟁이 김하성은 그렇게 '프로'가 됐다 [창간 54]

2023년은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 3년 차인 올해 공·수·주에서 두루 두각을 나타내며 샌디에이고 주전 자리를 꿰찼다. '아시아 내야수는 MLB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트리며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현지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한다. 일간스포츠가 창간 54주년을 기념해 김하성의 '특별한' 야구 인생을 돌아봤다. 김하성을 지도한 은사들은 하나같이 '될성부른 떡잎'이었다고 그를 기억했다."요즘 시대 태어났으면 김하성은 없죠"박건수 대원중 감독은 김하성의 가능성을 빨리 알아챈 지도자다. 안산 관산초등학교 감독 시절 부천북초등학교 야구부 소속의 김하성을 처음 만났다. 박 감독은 "성격이 워낙 개구쟁이인데 그 성격만 고쳐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운동 신경이 남달랐다. 부천중학교 야구부 감독으로 가게 되면서 (중학교에 진학하는) 김하성을 데려갔다"고 돌아봤다.박건수 감독은 김하성의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운동보다 인성 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박 감독은 "그 시절에는 체벌이 가능해 하성이가 야단도 많이 맞았다. 요즘 시대에 태어났으면 김하성이라는 선수는 없었을 거"라면서 "워낙 산만해서 정신 교육을 많이 했다. 어머니께서 (학교에) 오셔서 우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천방지축 김하성을 포기할 수 없었던 건 그가 가진 재능 때문이었다. 박건수 감독은 "약간 자극하는 얘길 하면 기분 나빠서 안 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하성이는 그 반대였다"며 "티 배팅을 할 때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게 나니까 '내 생각을 하고 후려쳐라'라고 했는데 그러면 열 받아서 막 치더라. 재능도 좋지만, 노력을 정말 많이 했다"고 전했다.김하성이 부천중학교 3학년 때 박건수 감독은 일산 현산초등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김하성은 아버지와 함께 박 감독이 있는 일산까지 넘어와 개인지도를 받았다. 박건수 감독은 "어느 날 하성이 아버지께서 인천에 있는 고등학교로 하성이가 진학하게 됐다고 하더라"며 "집안 사정이 풍족하지 않았는데 그 얘길 듣고 김성용 감독에게 부탁해 야탑고를 소개해 줬다. 처음에는 체구가 작으니까 썩 좋아하지 않았다"며 껄껄 웃었다. "감독 생활하면서 만나기 쉽지 않은 선수"김성용 SSG 랜더스 단장은 1997년부터 2021년까지 20년 넘게 야탑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을 역임했다. 김하성은 그가 키운 애제자 중 하나다.김성용 단장은 "아무래도 관내(성남시) 선수가 아니어서 하성이를 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박건수 감독의 추천을 받아) 테스트 해보니까 수준이 굉장히 높더라"며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해 (테스트한) 그 자리에서 바로 오케이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경기를 뛸 정도였으니 또래 선수들과 비교하면 움직임이나 운동 능력이 남달랐다"고 말했다.김하성은 야탑고 시절 멀티 플레이어였다. 1년 후배 박효준(피츠버그 파이리츠)이 유격수로 자리 잡으면서 2루와 3루를 오가며 경기를 뛰었다. 혹자는 "김하성이 박효준에게 밀렸다"고 얘기한다. 김성용 단장의 생각은 다르다. 김 단장은 "박효준이 들어왔는데 그 선수는 유격수에 적합했다. 반면 하성이는 여러 포지션을 골고루 볼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었다. (1학년 때 3루를 맡길 정도로) 송구 능력이나 강도가 좋았다"고 말했다. 특정 포지션을 고집하지 않는 유연함은 MLB 성공 비결 중 하나다. 김하성과 박효준의 키스톤 플레이는 명불허전이었다. 김성용 단장은 "당시 MLB 스카우트들이 하성이와 효준이에게 관심을 보였다. 그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감독 생활하면서 만나기 쉽지 않은 선수들이었다"며 "특히 하성이는 목표 의식이 확실했다. 안타를 못 치면 들어와서 티 배팅을 한 박스 이상 칠 정도로 근성이 특별했다"고 말했다.김성용 단장은 취재진에게 '김하성은 슈퍼스타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운동 능력과 재능, 노력, 인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 포인트가 다 맞아떨어져야 슈퍼스타가 되는 거라고 본다"며 "하성이는 흡수력이 좋았다.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더라도 그걸 흡수하는 건 선수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성이는 창의적으로 잘했다. 여러 포지션을 맡으면서 포핸드나 백핸드 캐치를 능수능란하게 했다. 러닝 스로나 점핑 스로 같은 여러 플레이도 자유자재로 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경험한 게 지금의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다"고 흡족해했다. "김하성의 평가는 A급이었다"김하성은 201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문을 두드렸다. 그해 드래프트는 유독 대어급 내야수가 많았다. 동국대 강민국(당시 NC 다이노스·1차 지명) 원광대 강한울(당시 KIA 타이거즈·2차 1라운드 전체 5번)을 비롯한 대졸 내야수의 상위 지명이 두드러졌다. 김하성은 2차 3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됐다.주성노 당시 넥센 스카우트 팀장은 "김하성의 평가는 A였다. 좋은 선수였는데 주 포지션인 2루수로 서건창(현 LG 트윈스)이 있어 부족한 포지션을 먼저 뽑을 계획이었다"며 "김하성의 이름은 3라운드 전에 무조건 불린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도 지명하지 않았다. (혹시 앞서 호명될까 봐) 종이에 적힌 이름을 볼펜으로 계속 찍고 있었다"고 회상했다.고형욱 현 키움 단장의 기억은 더 자세하다. 고 단장은 당시 넥센 스카우트 차장이었다. 그에 따르면 당시 넥센은 취약 포지션인 3루 보강에 집중했다. 2차 1라운드 투수 하영민에 이어 2라운드에서 덕수고 내야수 임동휘(현 임지열)를 지명한 이유다.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당시 넥센은 임동휘를 지명하기 전 타임을 외쳤다. 잠시 숙고의 시간을 거친 뒤 지명을 이어갔는데 고형욱 단장은 "하성이를 잡고 지열이를 기다릴지 지열이를 먼저 잡고 하성이를 기다릴 건지 확률을 따졌다. 우리에게 필요한 자원(3루수)을 빨리 지명하고 하성이를 기다리는 게 낫겠다 싶었다. 순간적인 판단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잘됐다"고 말했다.주성노 전 팀장은 "자체 시뮬레이션을 할 때는 하성이가 2라운드 전에는 무조건 뽑혀 나갈 줄 알았다. 예상대로 되지 않으면서 우리가 찍었다"며 웃었다. 고형욱 단장은 "하성이 어머니께 '하성이는 어렸을 때 어땠어요'라고 물어봤던 적이 있는데 그 대답이 아직 기억난다. 애가 기어다니는데 잠깐 옆에 있다가 어느 순간 없어져서 저쪽에 가 있고 다시 보면 갑자기 옆에 와 있을 정도로 빨랐다고 하더라. 어렸을 때부터 운동 신경은 타고난 거 같다"며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잘 성장했다. 바탕이 잘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9.27 07:02
프로야구

SSG 재발방지 대책 발표 , 품위손상 근절 서약서와 집합 사전 신고제

SSG 랜더스가 최근 벌어진 2군 선수단 내 폭행과 가혹행위에 대해 사과문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SSG 구단은 19일 "일부 선수들의 품위손상행위로 인해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드린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금일 발표된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한편, 유사한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앞으로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같은 날 KBO는 비공개 상벌위원회를 열고 KBO 규약 제 151조 에 근거해 이원준에게 72경기, 이거연과 최상민에게 각각 3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번 징계는 지난 6일 2군 훈련지인 인천 강화 SSG 퓨처스파크에서 행해진 폭행과 가혹행위에 대한 처벌이다. 내야수 이거연은 6일 점심시간 신인 내야수 B의 행동을 문제 삼아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선수들을 불러 모아 얼차려를 지시했다. 곧이어 투수 이원준은 부당한 가혹행위를 당한 이유를 파악하고선 B를 탓하며 배트로 폭행했다. 배트로 허벅지와 엉덩이를 두 차례 때렸다. 또한 외야수 최상민도 후배들을 집합시켜 가혹행위를 저질렀다. 단체 가혹행위에 2, 3차로 추가 가해가 개별적·집단으로 이어진 셈이다. SSG는 "1, 2군 모든 선수들의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인식과 행동 수준을 정확히 진단하고, 그간의 선수단 교육과 실태 점검 방식, 숙소 운영 방안 등 선수단 관리, 운영 전반에 대해 재점검 하겠다"며 "코치진을 포함한 1, 2군 선수단 전체의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기준과 인식을 사회적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규정과 제도를 강화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SSG는 앞서 이원준에게 퇴단 조처를 했다. 2020년 7월 SK 와이번스(SSG의 전신)에서도 2군에서 선배들이 후배 선수에게 물리적인 체벌을 가하는 폭행 사건이 알려져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당시 선배들이 음주 운전과 무면허 운전, 숙소 무단 외출을 한 후배들에게 훈계를 이유로 얼차려와 폭행을 가했다. KBO는 당시 관련 선수들에게 출전정지와 제재금을 부과했다. KBO에 신고하지 않은 SK 구단에는 2000만원의 제재금을 내렸다. 당시 SK는 공식 사과문을 통해 "선수단 관리에 허점을 노출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잘못의 정도에 따라 '원스트라이크 아웃(퇴단)'을 적용할 수 있도록 관리 규정을 개정하고, 시스템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그러나 3년 만에 선수단 내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 발생했다. SSG는 품위손상 근절 서약서 제도를 신설하겠다고 알렸다. 구단은 "매년 계약 시점에 서명함으로써 선수 스스로 제도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2군 선수단 교육 및 실태 점검을 매월 진행하고, 보고 프로세스 또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선수단 자체의 소통을 위한 집합 역시 사전 신고제로 운영해 집합의 목적과 장소, 시간 등을 위반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형석 기자 2023.07.19 21:53
프로야구

[IS 시선] SSG 폭력 사태, 누가 책임질 것인가

요즘 시대에, 그것도 프로팀에서 상상할 수 없는 폭행 및 가혹행위가 일어났다. '세상에 없던 야구'를 외친 SSG 랜더스에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 11일 SSG 퓨처스(2군)리그 선수단 내에서 단체 가혹행위에 2·3차로 추가 가해가 개별적·집단적으로 이어진 사건이 알려졌다. 내야수 A는 지난 6일 2군 훈련장인 인천 강화 SSG 퓨처스파크에서 자신보다 어린 선수들을 불러 모아 얼차려를 지시했다. 올해 입단한 신인 내야수 B의 행동을 문제 삼았다. 투수 C는 부당한 가혹행위를 당한 이유를 파악하고선 B를 탓하며 배트로 두 차례 엉덩이를 내리쳤다. 이어 외야수 D도 후배들을 집합시켜 가혹행위를 저질렀다. SSG 구단도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일차적으로는 선수의 잘못이다. 프로 구단에 입단한 선수라면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원산폭격이나 배트로 때린 것은 어떠한 사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행동이다. 현장 최고 책임자인 김원형 SSG 감독이 "감독으로서 내 불찰이다. 요즘 세상에 그런 일이 생기면 안 되는데…"라며 "선수단 관리에 소홀해 너무 죄송하다. 재발 방지에 힘써야 할 것 같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감독보다 구단의 책임이 더 크다. 이번 사건은 다름 아닌 2군 훈련지 내에서 발생했다. 구단의 선수단 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주로 외부에서 발생하는 음주나 성추행 등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구단의 관리 책임이 있는 2군 시설 내에서 일어났다는 점이 충격적이다. 그것도 2차 폭행, 3차 가혹행위까지 연달아 일어났다. 과거 군대에서 악습으로 여겨지던 '내리갈굼'이 프로 야구단에서 벌어진 것이다. 더군다나 SSG에서는 비슷한 일이 3년 전에도 발생했다. 2020년 7월 SK 와이번스(SSG의 전신)에서도 2군에서 선배들이 후배 선수에게 물리적인 체벌을 가하는 폭행 사건이 알려져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당시 선배들이 음주 운전과 무면허 운전, 숙소 무단 외출을 한 후배들에게 훈계를 이유로 얼차려와 폭행을 가했다. 당시 SK 구단은 이 상황을 인지하고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고하지 않아 파장을 키웠다.3년 전 구단은 사과문을 통해 "선수단 관리에 허점을 노출했다. 선수단 내 얼차려, 체벌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잘못의 정도에 따라 '원스트라이크 아웃(퇴단)'을 적용할 수 있도록 관리 규정을 개정하고, 시스템을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폭력의 대물림'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가 이번 사건을 통해 감지됐다. 2020년 당시 선배들의 폭행을 지켜본 선수가 이번에는 가해자로 둔갑했다. 이 정도라면 사각지대나 다름없는 2군 선수단에서 가혹행위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을 따라다니면서 사고를 막을 순 없다. 다만 워크에식(work ethic·성실함)이 안 좋은 선수를 뽑은 것도 구단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구단의 그 누구도 앞으로 나와 사과하거나 재발 방지를 약속하지 않았다. 책임이 더 큰 사람이 감독과 실무자 뒤에 숨어있다. 이형석 기자 2023.07.13 06:10
프로야구

3년 전 교훈 없었나, 요즘 세상에···SSG 2군 또 폭력사태 충격

프로야구 SSG 랜더스 퓨처스(2군)리그 선수단 내에서 배트를 이용한 폭행과 가혹 행위가 연이어 벌어졌다.내야수 A는 지난 6일 점심시간에 2군 훈련장인 인천 강화 SSG 퓨처스파크에서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선수들을 불러 모아 얼차려를 지시했다. 올해 입단한 신인 내야수 B의 행동을 문제 삼아서다. 투수 C는 부당한 가혹행위를 당한 이유를 파악하고선 B를 탓하며 배트로 폭행했다. 이어 외야수 D도 후배들을 집합시켜 가혹행위를 저질렀다. 단체 가혹행위에 2, 3차로 추가 가해가 개별적·집단으로 이어진 셈이다. SSG의 한 코치가 경기 전에 B의 몸 상태를 확인하다가 불미스러운 사건을 확인했다. 이후 구단 수뇌부에 보고했고,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한 SSG는 곧바로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SSG는 경위서를 작성해 KBO에 제출했다. KBO 관계자는 "현재 심도 있게 조사를 진행 중이며, 상벌위원회 등 후속 조치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순 얼차려가 아닌 야구 배트를 사용한 폭행이기에 관련자의 중징계가 불가피하다. SSG는 사건을 인지하자마자 이번 얼차려 및 폭행에 연루된 모든 선수를 경기 및 공식 활동에서 배제 조치했다. 구단 관계자는 "B가 E와 농담조의 대화를 나누던 중 A가 이를 듣게 됐다. 평소에도 B의 표정과 태도에 불쾌함을 느낀 A가 (자신보다 나이 어린 선수들을) 집합시켰다"고 했다. 이어 C, D의 폭행 및 가혹행위에 대해서도 파악했다. 구단 관계자는 이어 "현재 선수들 사이는 잘 봉합됐다. 이런 일이 발생해 팬들과 야구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KBO 조사 결과가 나오면 (징계 등) 추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과거 선수단 내에서 만연했던 가혹행위는 최근 대부분 사라졌다. 아마추어 시절 폭행 전력이 알려져도 프로 입단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프로 구단에서 폭행 및 가혹행위가 벌어진 건 충격적이다. 구단 측에 따르면 현재 B는 C에 대한 처벌 의사가 없다고 한다. 지난 2020년 7월 SK 와이번스(SSG의 전신)에서도 2군에서 선배들이 후배 선수에게 물리적인 체벌을 가하는 폭행 사건이 알려져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당시 선배들이 음주 운전과 무면허 운전, 숙소 무단 외출을 한 후배들에게 훈계를 이유로 얼차려와 폭행을 가했다. 당시 SK 구단은 이 상황을 인지하고도 KBO에 신고하지 않아 파장을 키웠다. KBO는 당시 관련 선수들에게 출전정지와 제재금을 부과했다. KBO에 신고하지 않은 SK 구단에는 2000만원의 제재금을 내렸다. 당시 SK는 공식 사과문을 통해 "선수단 관리에 허점을 노출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잘못의 정도에 따라 '원스트라이크 아웃(퇴단)'을 적용할 수 있도록 관리 규정을 개정하고, 시스템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3년 만에 선수단 내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 발생했다. KBO는 이번 사건에 대해 다음주쯤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원형 SSG 감독은 11일 "감독으로서 내 불찰이다. 요즘 세상에는 그런 일이 생기면 안되는데"라며 "선수단 관리 소홀에 너무 죄송하다. 재발 방지에 더 힘 써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3.07.12 05:10
연예일반

‘결혼지옥’ 오은영, 논란에 입 열었다 “아동 성추행 방임? 참담한 심정” [전문]

오은영 박사가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결혼지옥’) 아동 성추행 논란에 입을 열었다. 오은영은 23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최근 방송된 ‘고스톱 부부’편을 보시고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고 또 분노하시는 것을 보았다”며 “해당 방송분에 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청자분들이 놀라신 그 장면에서 저 또한 많은 우려를 했다”면서 녹화 당시 출연자의 남편에게 “아이가 싫어하는 신체 접촉을 강압적으로 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 강하게 지적하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은영은 “5시간이 넘는 녹화 분량을 80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이런 많은 내용들이 포함되지 못해 제가 마치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춰진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이후 실제로 이 출연자 남편이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신체 접촉 거부 의사를 표현한 의붓딸에게 ‘촉각이 예민한 아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출연자 부부의 딸에 대한 언급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절대로 출연자 자녀의 탓이라거나 남편의 행동을 옹호한다는 설명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남편이 가엽다’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는 “과거 어린 시절의 불행한 경험을 했던 것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라며 “현재의 문제 행동과 과거에 있었던 남편의 불행을 연결시켜서 정당화하려고 했던 설명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지금 가장 걱정이 되는 건 아이”라며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살피겠다고 했다. 끝으로 오은영은 “더불어 따끔한 지적과 충고들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새기겠다”며 “이번 방송으로 여러 가지 염려를 낳았기에 저 역시 매우 참담하며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향후에는 제 의견이 보다 더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더욱더 유념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9일 MBC ‘결혼 지옥’에서는 새아빠가 7살 의붓딸에게 과도한 신체 접촉을 이어가는 모습이 방송돼 논란이 됐다. 이후 제작진과 오은영 박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며 프로그램 폐지 요구까지 빗발쳤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해당 장면을 다시 보기에서 삭제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수천건의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다음은 오은영 박사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오은영입니다. 그동안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시청자분들에게 이런 입장문을 드리는 상황이, 무엇보다 대단히 송구하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최근 방송된 '고스톱 부부'편을 보시고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고 또 분노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 역시 이 사안이 매우 중요한 문제이고, 특히 아이의 복지나 안전 등이 굉장히 중요한 주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방송분에 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어서 이에 조심스럽게 몇 가지 사실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체벌을 절대 반대해 왔습니다. 아동학대, 폭력, 성추행과 성폭력에 대한 저의 생각은 지금까지 써 온 책들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대단히 단호합니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며,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것들이 사람의 영혼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입히는 줄 알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분들이 놀라신 그 사전 촬영된 장면에서 저 또한 많은 우려를 했습니다. 당연히 출연자의 남편에게도 어떠한 좋은 의도라도 "아이의 몸을 함부로 만지거나 아이의 의사에 반하는 문제 행동들을 하는 것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라고 강하게 지적했습니다. 출연자 남편은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진 행동으로 인해 아내에 의해 아동 학대 신고가 되어 이후 경찰에서 교육 처분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촬영 시간 동안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아동 학대 교육의 연장선으로 '아이가 싫어하는 신체 접촉을 강압적으로 하지 말라'는 내용을 여러 번 강조하면서 교육적 지적과 설명들을 많이 해 주었습니다. 이후 실제로 이 출연자 남편이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5시간이 넘는 녹화 분량을 80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이런 많은 내용들이 포함되지 못하여 제가 마치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춰진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한 심정입니다. 또한 방송에서 '촉각이 예민한 아이'에 대한 언급은 출연자 부부의 딸에 대한 언급이 아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촉각이 예민한 아이들의 경우, 스스로 가깝게 생각하는 부모들의 신체 접촉도 불편하고 괴롭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고, 그래서 아이가 싫다는 표현을 하면 부모라도 하지 말라는 것을 강조하는 설명이었지 출연자 부부의 딸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절대로 출연자 자녀의 탓이라거나 남편의 행동을 옹호한다는 설명은 아니었습니다. "남편이 가엽다"라고 말한 부분은 과거 어린 시절의 불행한 경험을 했던 것에 대해 '남편의 어린 시절이 가엽다'라고 한 것입니다. 현재의 문제 행동과 과거에 있었던 남편의 불행을 연결시켜서 정당화하려고 했던 설명이 아닙니다. 이렇게 어린 시절을 회상시켰던 것 또한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하게 느끼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지금 가장 걱정이 되는 건 아이입니다.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시청자분들의 아이를 향한 따뜻한 관심과 걱정, 감사드립니다. 우려하시는 일이 없도록 저와 오은영리포트 제작팀이 함께 반드시 지속적으로 살피겠습니다. 더불어 따끔한 지적과 충고들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새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저의 의견을 제시해온 것은 세상에 계신 많은 부모님들이 가장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는 수단들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방송으로 여러 가지 염려를 낳았기에 저 역시 매우 참담하며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향후에는 제 의견이 보다 더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더욱더 유념하겠습니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12.23 10:43
연예

패리스 힐튼 “男 직원이 목조르고 샤워 훔쳐봐” 뜻밖의 폭로

“직원들이 내 목을 졸랐고 뺨을 때렸다. 남자 직원이 내 샤워 모습도 봤다.” 미국 호텔그룹 힐튼의 상속자이자 할리우드 셀럽 패리스 힐튼이 아동학대를 당했던 끔찍한 경험을 털어놨다. 힐튼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 앞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아동 보육 시설 내 학대 방지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힐튼은 “나는 오늘 패리스 힐튼이 아닌 (아동학대) 생존자의 자격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부모의 뜻에 따라 기숙학교에 가게 된 순간을 소개했다. 이어 “16세 때 한밤중 건장한 남성 2명이 침실로 들어와 나를 깨운 뒤 ‘쉽게 갈 것인지 어렵게 갈 것인지’ 물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힐튼은 “납치라고 생각해 소리를 질렀는데, 부모님은 내가 끌려가는 것을 보면서 울고 있었다. 부모님은 엄격한 사랑으로 나를 바꿀 수 있다는 약속을 받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마흔인 힐튼은 당시 겪은 가혹 행위 탓에 정신적 외상을 얻어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불면증 등 후유증에 시달린다고 호소했다. 또 학교 직원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약을 먹도록 한 데다, 체벌로 의복 없이 독방에 감금했다고 진술했다. 힐튼은 “유타주의 한 기숙학교를 다녔던 11개월 동안 나는 번호가 붙은 옷을 받았다.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햇빛도, 신선한 공기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학교가 수천개가 있고, 20만명에 달하는 아동이 매년 입소한다. 아동은 매일 신체적, 정서적, 언어적, 심리적, 성적으로 학대를 받고 있다”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로 카나(민주당) 하원의원은 “힐튼과 대화하기 전까지 이렇게 학대가 많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다. 시설로 보내진 아동이 존엄한 대우를 받도록 기본권을 보장하는 이 법안을 상·하원 모두에서 초당적으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아 기자 lee.hyunah1@joongang.co.kr 2021.10.21 15:11
야구

'삼스한' 하위 3개 팀의 스산한 가을

올해도 KBO리그의 순위싸움이 치열하지만, 어디까지나 2~7위에 한정된 얘기다. 하위권 3개 팀의 운명은 이미 정해졌다. 정규시즌 막판 레이스는 '탈꼴찌 전쟁'이 제법 치열하다. 지난 9일 기준으로 9위 SK와 10위 한화가 승차 없이 어깨를 나란히 했다. 최하위를 확정한 것 같았던 한화가 9월 중순 이후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한 덕분이다. 한화가 따라붙자 SK도 10일 광주 KIA전에서 2-1로 승리, 다시 한 걸음 달아났다. 이날 승리로 인해 SK는 남은 경기를 모두 지더라도 KBO리그 사상 첫 '시즌 100패' 기록을 면하게 됐다. 44승1무86패를 기록한 SK는 13경기(10일 기준)를 남겨두고 있다. 10일까지 42승2무86패를 기록한 한화는 남은 경기에서 전패를 당하지 않는 이상 100패는 면했다. KBO리그 시즌 최다패 기록은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와 2002년 롯데 자이언츠가 기록한 97패다. 한화와 SK는 시즌 최다패 기록도 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한화와 SK는 겨울 만큼 시린 가을을 보내고 있다. 제9구단 NC와 제10구단 KT가 1·2위에 올라있는 상황에서 한화와 SK는 10개 구단 체제가 만들어진 이후 가장 약한 전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 6월 구단과 한용덕 전 감독의 갈등 속에 코치 없이 경기를 치르는 촌극을 보였다. 결국 한용덕 전 감독이 팀을 떠나 최원호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는 동안, 한화는 KBO리그 역사상 최다 연패 타이기록(18연패)을 썼다.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기록을 35년 만에 불러들였다. 게다가 한화는 지난 8월 프로야구 처음으로 소속 선수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2군·재활군 선수, 코치진이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대표이사가 사임했다. 코로나19가 1군 선수단까지 확산하지 않은 점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불과 2년 전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던 SK도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투·타의 동시 부진 속에서 시즌 초 10연패를 당했고, 6월에는 염경엽 감독이 경기 중 실신해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두 달 후 복귀한 염경엽 감독은 닷새 만에 기력을 잃고 박경완 감독 대행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7월엔 SK 선수 간 체벌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한 달 동안의 전력은 한화보다 더 떨어진 느낌이다. 두 팀이 탈꼴찌 전쟁을 벌이는 동안 삼성은 8위라는 순위에 갇혀 꼼짝하지 못했다. 삼성은 지난 10일 대구 롯데전에서 0-1로 패했다. 삼성이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해도 승률 5할에 이르지 못한다. 5위는커녕 7위 롯데와의 승차가 9.5경기(10일 기준)로 벌어졌다. 2011~14년 리그 최초로 4년 연속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은 2016년 홈구장을 대구시민운동장에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로 옮긴 뒤 5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허삼영 당시 전력분석팀장을 감독으로 선임했다. 1군 기록이 거의 없는(통산 4경기 2⅓이닝 평균자책점 15.43) 허삼영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데이터 위주의 팀 운영을 하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했고, 후반으로 갈수록 선수들이 기량이 처지면서 삼성은 8위에 고정되다시피 했다. 삼성은 FA(자유계약선수) 등 '외부 영입'을 멈추고, '내부 육성'으로 방향을 잡았으나 올해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김식 기자 2020.10.11 15:12
경제

"성인물 봤다" 혼낸 교사 항소심서 감형…법정서 울부짖은 아버지

“아이가, 아이가 죽었는데 죄가 없다니요.” 28일 오후 3시 대구지법 신별관 201호 법정. 선고가 끝난 직후 한 남성이 판사를 향해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외쳤다. 지난해 학교에서 투신해 사망한 중학교 3학년생의 아버지였다. 그러자 판사는 “죄가 없다고 판결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남성이 “제 아이가 (교사의 꾸지람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지만, 단 한 번도 교사에게서 제 자식의 죽음에 관해 설명이나 사과를 듣지 못했다”고 울부짖자, 판사는 “유죄이지만, 피고인(교사)의 행위에 대해서 이정도 책임을 지우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구지법 제4형사부(부장판사 이윤호)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북 포항 모 중학교 교사 A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의 실형을 파기하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징역 10개월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1심 선고와 함께 수감된 A교사는 풀려나게 됐다. 이날 재판부는 “교사의 행위는 학생을 자살로 이르게 한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면서도 “다만 그가 학생이 가장 좋아하는 교사일 정도로 관계가 좋았고, 교사 처지에서는 학생 자살을 예견하기가 어려웠을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원심이 무겁다고 판단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재범 가능성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취업제한 명령을 선고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 수업시간 교사가 망신주자…홀로 남은 학생 사건은 지난해 3월 25일 발생했다. 포항 북구의 한 중학교 3학년생인 B군은 이날 오전 도덕 시간 A교사에게 “선정적인 만화책을 봤다”며 꾸지람을 들었다. 교사가 감기에 걸려 자습을 하던 중이었다. B군은 “성인물이 아니라 여자의 모습이 그려진 삽화가 든 서브컬처(비주류문화) 소설책”이라고 맞섰다. 이에 A교사는 “수영복을 입은 여자 사진은 뭐냐”고 했고, 주변 학생들이 웃었다. A교사는 B군에게 20분 정도 얼차려를 줬다. 이후 B군은 다음 체육 시간 수업에 참석하지 않고 혼자 교실에 남았다. 해당 학교 폐쇄회로TV(CCTV)에 따르면 30분가량 교실에서 머무르던 B군은 갑자기 5층으로 향했다.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실제 B군이 본 책은 중·고교생이 흔히 접하는 이른바 ‘라이트노벨’이라고 부르는 대중소설이었다. 라이트노벨은 주로 청소년 대상의 가벼운 대중 소설로, 일본 애니메이션 풍의 삽화가 그려진 판타지·연애 물이다. 숨진 B군의 도덕책에는 “(교사가) 책 내용은 확인도 안 하고. 무시당하였다. 살기 싫다”, “내게 책 빌려준 친구는 혼내지 마시라”는 등 유서 형태의 글이 적혀 있었다. A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됐다. 유족은 교사의 배려심이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B군 빈소에서 만난 아버지는 “교사가 표지라도 봤으면 아들에게 ‘성인물을 봤다’며 나무라지 못했을 것”이라며 “물론 자습시간에 소설책을 본 건 아이의 잘못이지만, 교사의 배려가 있었다면 아이가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을까 싶다”고 말했다. ━ 1심 “교사의 정서적 학대로 학생 사망” 앞서 지난 4월 1심 재판부는 교사의 체벌 행위가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봤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단독 신진우 판사는 A교사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면서 “교사가 정서적 학대행위를 해 학생이 투신 사망에 이른 사건으로 죄질이 무겁고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을 고려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40시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 누리꾼 ‘학대’ 두고 갑론을박 해당사건을 다룬 기사에는 댓글이 3000개가 넘게 달렸다. 누리꾼은 교사의 행위가 학대냐, 아니냐로 의견이 분분했다. “아이의 나약함이 문제”라는 댓글이 달리자, 한 교직원은 “단순히 나약함으로 보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반박 의견을 댓글로 냈다. 그는 “세대를 공감하지 못한 교사의 실수”라며 “요즘 아이들은 온갖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성향을 형성하는 과정이 빨라 성격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관련기사 "성인물 보냐" 말에 학생 극단선택…망신 준 '도덕쌤' 징역형 [단독]좋아하던 '도덕쌤' 망신주자···아이는 혼자 5층에 갔다 극단선택 중학생 친구들 쇼크···"체육시간 혼자 놔둬 죄책감" "아들 시신 업고 학교 운동장이라도 뛰어야 답답함 풀릴까요" 포항=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2020.08.28 16:51
야구

음주운전·체벌…20년 공든탑 무너진 ‘클린 SK’

‘클린(clean·깨끗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앞에 붙는 수식어다. 2000년 창단한 SK가 특별하게 여겼던 게 ‘클린 베이스볼’의 가치다.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모기업 기조와 맞닿아 있다. 그 가치를 이루기 위해 구단 안팎으로 끊임없이 노력했다. 음주운전, 도박, 인종차별, 성 문제 등을 절대 하면 안 되는 부정행위로 규정하고, 선수단 일탈 방지 교육도 매달 했다. 프로야구를 강타한 사건·사고 때마다 여러 구단이 의심받았지만, SK는 열외였다. 2018년 넥센 히어로즈(현재 키움 히어로즈)의 트레이드 뒷돈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SK만 무관했다. 야구팬 사이에서 ‘클린 SK’의 이미지는 더욱 공고해졌다. 그 덕분인지 SK는 야구계를 놀라게 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다. SK 선수단의 첫 음주운전 사례는 지난해 내야수 강승호였다. 대응 방식도 강력했다. 임의탈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당시 손차훈 SK 단장은 “팬들이 SK를 ‘클린 구단’으로 불러주는데, 그걸 지키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주전급 선수를 전력에서 제외하는 초강수 징계 덕분에 사고 후에도 되레 ‘역시 클린 SK’라는 칭찬을 받았다. 20년 쌓아온 공든 탑이 올해 와르르 무너졌다. SK 퓨처스(2군) 선수단에서 5월 무면허 음주운전과 선수 간 체벌이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신인급 선수 몇 명이 팀 내 규정을 어기고 술을 마신 뒤 숙소에 늦게 복귀했다. 그 과정에서 한 선수가 운전면허도 없이 음주 상태로 차를 운전했다. 일부 고참 선수가 잘못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선수에게 물리적 폭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심각한 건 SK 구단이 사실을 파악하고도 은폐하려고 했던 점이다. SK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고하지 않고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벌금과 주의 등의 내부 징계를 내렸다. 이런 사실이 1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졌다. SK는 14일 뒤늦게 보도자료를 내고 무면허 음주운전과 선수 간 체벌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올해 SK는 갖가지 악재가 쏟아졌다. 우승 후보로 꼽혔는데, 시즌 초반 최하위로 떨어졌다. 그 뒤로 계속 9위에 머물러 있다. 주전 포수 이재원, 마무리 투수 하재훈, 불펜 김택형 등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믿었던 외국인 투수 닉 킹엄(미국)은 팔꿈치 통증으로 결국 퇴출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살림살이 속에서도 새 외국인 투수를 데려왔다. 그런데 입국 후 메디컬 테스트 결과 팔꿈치에서 뼛조각이 발견됐고, 돌려보냈다. 궁여지책으로 외국인 타자를 물색 중이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염경엽 감독이 경기 도중 쓰러졌다. 현재 치료받는 중이어서 감독 자리는 공석이다. 악재 수습에 앞장설 수장이 없는 셈이다. 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직전 박경완 감독 대행은 2군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파악 중”이라고만 반복했다. 성적도, 이미지도 바닥에 떨어진 SK는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까. 적어도 올 시즌 내에 반전 드라마를 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07.1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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